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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분류/추억.친구91

옛이야기 옛이야기 마루 박재성 보릿고개 넘기 위해 품삯 팔러 장수로 가는 길 60명 채워 넘던 육십령 목숨줄 달랑 하나 육십고개에서 잃으나 보릿고개에서 잃으나 꺼이꺼이 눈물짓던 어머니 돌아보면 보일까 돌아보고 돌아봐도 산적마저 보이지 않고 저문 가을 새경 쌀가마에 묻힌 구릿빛 얼굴 60.. 2017. 10. 11.
야밤에 야밤에 마루 박재성 넉살 좋은 너의 욕이 그리운 시간이다 남에게 들으면 화가 나겠지만 짓궂은 놀림 말이 홀로 마시는 소주잔 위에서 너울 덴다 입가의 가벼운 미소와 함께 당구대 위로 공과 함께 굴러다니던 웃음소리가 아삭하게 씹힌다 전화하기 미안한 시간 다이얼에서 손을 뗀다 잘.. 2017. 10. 5.
문풍지 문풍지 마루 박재성 보일까 말까만 손가락에 침 바르고 지그시 눌러주면 사통팔달의 요지경 수줍은 처녀림 헤집고 성급한 청춘의 깃발이 닿을 듯 말듯 내성 벽을 몰아치면 신혼방의 어둠 속에서 문풍지 구멍을 넘나드는 교성 치열한 공성전 그 끝에 파르르 문풍지 떠는소리 오금 저린 관.. 2017. 7. 26.
무지개야 무지개야 / 마루 박재성 비 오는 날이면 친구 누나는 우산을 들고나온다 친구 손을 잡고 친구를 빼앗아 간다 밉다 그래도 그 손이 부럽다 내게도 누나가 있었으면 우두커니 서 있다가 발아래 돌멩이를 주워들고 비 그친 하늘을 향해 돌팔매질을 한다 무지개를 향하여 2017. 7. 8.
방패연 방패연 마루 박재성 산등선 바람 지나는 바람골 얼레가 툴툴거리며 돈다 높이 멀리 하늘 끝까지 하나의 점이 될 때까지 그곳에 꿈이 있다 내가 오를 것이라는 뚝 어린 시절 잃어버린 방패연을 오늘도 찾고 있다 2017. 5. 19.
뻥이요 뻥이요 마루 박재성 뻥이요 불구덩이 속 검은 가마에서 하얀 튀밥이 튀어나온다 동내 꼬마들 구릿빛 얼굴 하얀 이빨 사이에서 환호성이 쏟아진다 아주머니의 금가락지 반짝이는 주먹 안에서 뽀얀 인심이 넘쳐난다 뻥이요 맑은 하늘에 뻥뻥 튀겨지는 맑은 행복이 솟구친다 나 어릴 적 시.. 2017. 5.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