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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분류/이별·기다림105

7월의 비에 7월의 비에                        마루 박재성 후드득후드득 굵은 빗방울 세상을 두드리고 흐르고 흘러서 모이는 바다 각자 무엇을 담고 왔을까 산을 들을 강을 거치며 바다에서 하나로 담아내는 이야기 그 하나의 이야기에 너를 담으려 한다 우산을 때리고 가슴을 때리고 너의 추억을 때리고 흐르는 이 굵은 빗방울에 너를 씻기어 보내려 한다 이제는 안녕 2024. 7. 3.
기다림은 기다림은                    마루 박재성 돌아오겠다는 말은 봄이 아니야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은 겨울이야 기다림은  사랑이 아니야 줄 수가 없잖아 네가 앞에 있어야 줄 수 있고 받을 수 있잖아 그래야 비로소 봄이 되고 겨우내 쌓아두었던 간절함의 씨앗이 싹을 틔워 자랄 수 있잖아 2024. 5. 30.
민들레 홀씨처럼 민들레 홀씨처럼 마루 박재성 짧았던 시간 따스한 햇살 속에서 행복한 사랑을 그렸는데 너는 노란 민들레 홀씨처럼 홀 홀 털고 홀연히 사라졌고 다시 따스한 햇살이 내리고 노란 민들레꽃이 주변에 가득 피었는데도 그 사이에 너는 없고 나 홀로 너를 기다린다 먼 하늘 바라보며 익어가는 꽃씨에게 바람 따라 비상하는 법을 알려주는 노란 민들레 옆에서 기다리다 지친 가슴이 비상을 꿈꾼다 네가 안 오면 내가 민들레 홀씨 되어 너를 찾아가련다 2024. 4. 20.
봄꽃이 피면 온다고 했지 봄꽃이 피면 온다고 했지 마루 박재성 봄꽃이 피면 온다고 했지 봄 햇살처럼 포근한 가슴 열고 오겠지 봄꽃이 피면 온다고 했지 살랑이는 봄바람처럼 내 마음 흔들면서 오겠지 봄꽃이 피면 온다고 했지 봄을 반기는 한 마리 새가 되어 오겠지 봄꽃이 피면 온다고 했지 그래서 나는 봄을 부르는 복수초꽃이 되었고 봄을 맞는 목련화가 되었고 봄에 안기는 진달래가 되었는데 이러다 봄꽃이 다 지면 나는 또 내년을 숨죽여 기다려야 하나 2024. 4. 7.
못다 한 사랑 못다 한 사랑 마루 박재성 밤마다 별빛 머금은 꽃망울 꽃잎 하나씩 파르르 떨어 펼치며 드러내는 황홀한 자태 꽃망울 속에 담은 별빛 이야기 향기로 익어 바람에 실리면 백 리를 가고 천 리를 가니 향을 쫓아온 나비 황홀한 꽃에 어우러지지만 뚝 외마디 비명에 꽃이 지면 나비 어디로 가니 꽃 추억 간직한 늙은 나무의 못다 한 사랑은 어이하라고 2024. 1. 26.
나뭇잎 같은 사랑으로 나뭇잎 같은 사랑으로 마루 박재성 가을인 듯 겨울인 듯 가지 끝에 잎새 하나 매달려 찬바람에 나부끼며 온몸으로 우는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토해낸다 이 울음소리 멈추면 몸담아 누렸던 영광 모두 털고 바람결 따라 정처 없는 길을 떠나야 하기에 더욱 애절할밖에 추억으로만 간직하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그 길에 또 무슨 영광이 있을까 지난밤 너의 차가운 이별 통보에 나는 찬바람에 날리는 낙엽이 되었다 연둣빛 꿈을 초록으로 익혀 모든 것을 살라 사랑하였건만 날리고 부딪히다가 사그라질 한 시절의 나뭇잎 같은 사랑으로 추억되려나 2023.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