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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분류/가족178

당신이야 2025. 2. 5.
창포꽃 창포꽃 마루 박재성 연지곤지 꽃가마 가는 길에 개울가의 창포꽃이 멱 감고 일어서며 잊지 마라 잊지 마라 봄바람 들썩이고 개울가에 창포꽃 피면 고개 들어 고향 하늘 보며 못 잊는다 안 잊는다 어머님 올해도 창포꽃 다 떨어졌습니다 거창의 곰실 하늘은 언제 올려다보시렵니까 2023. 6. 29.
쳐 죽일 놈 쳐 죽일 놈 마루 박재성 그때는 몰랐습니다 자식들의 생일 전 206개의 뼈 마디마디가 쑤시고 아프다는 말을 엄살로만 알았습니다 자식들 가슴에 어머니의 존재를 각인시키려는 꾀병으로 치부하며 짜증을 내었습니다 어떻게 손 쓸 수 없는 꾀병이 또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며 자리를 피하거나 외면했습니다 어느 날 찾아온 치매 큰아들이 누구인지도 지금이 어느 계절인지도 오늘이 며칠인지도 깜박깜박하시는 어머님이 세 아들의 생일 전 기력을 잃고 끙끙 앓으시며 뼈마디가 쑤시고 아프시답니다 이제야 알았습니다 환갑이 지난 아들의 생일 전 진짜로 뼈 마디마디가 모두 쑤시고 아프다는 것을 자식 낳은 고통을 잊지 못하는 어미의 몸이 육십 년을 넘어서도 기억하는 산통의 아픔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쳐 죽일 놈이 저라는 것을 어머님 .. 2023. 5. 19.
그 행복을 그 행복을 마루 박재성 아버지는 일하러 나가시고 어머니는 부엌에 계실 때 대청마루 고운 햇살에 누워 우주 삼라만상을 휘돌았으려나 찾아든 허기로 인해 나라님도 어쩌지 못하는 울음 그 첫 소절에 달려오는 어머니 뉘라서 이보다 빠르려나 어머니의 포근한 품에 안기면 우주로도 채울 수 없는 허기를 채워주는 우주 위의 진리 그 젖꼭지 입에 물고 힘차게 빨았을 때 밀려오는 행복을 뉘라서 내게 줄 수 있으려나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되는 그 행복을 2023. 5. 7.
당신의 꿈 당신의 꿈 마루 박재성 당신의 손을 잡고 봄바람 살랑살랑 부는 길 하늘하늘 꽃비 내리는 길 따라 울긋불긋 아늑한 조명 아래로 웃음꽃 피워내며 걷던 산책길이 꿈으로 이어져 당신과 나의 손이 날개가 되어 떨어지는 꽃잎 사이로 날아다니는 행복한 시간 그리고 당신의 행복한 미소 잠시 잠에서 깨어 고개를 돌려보니 창밖의 휘영청 밝은 달빛 머금은 당신의 얼굴에 떠오르는 입가의 미소 꿈속의 행복한 미소 당신도 내 꿈을 꾸는가 봅니다 2023. 4. 10.
우리는 지금 우리는 지금 마루 박재성 살아온 길 돌아보면 순탄하지 못한 길 처음 만나 짧았던 순간들 기대와 설렘으로 결 따라 엮어간 시간이 우리는 우리들이 되어 기쁨과 현실이 역으로 꼬여간 시간이 되고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의 실망과 번민으로 나락에 떨어진 시간이었는데 그래도 당신 그래도 여보 이쁜 정 찾아보며 타고 오를 동아줄만 기다리는 시간 사랑한다는 그 말 만을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2023.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