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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분류/가족178

세 개의 태양 세 개의 태양 마루 박재성 서산으로 저무는 태양 흐르는 강물 위에 긴 여운으로 남긴 윤슬이 세 자식을 남겨두고 떠나는 아버님의 마지막 유언같이 반짝반짝 속삭인다 잘 살거라 흐르는 강물을 삼킨 그 어둠 속으로 사라졌던 커다란 태양은 동쪽 하늘에서 여명을 뚫고 올망졸망 세 개의 태양으로 불끈 솟구치며 포효한다 잘 살겠습니다 2022. 5. 25.
아버지의 길 아버지의 길 마루 박재성저를 열 달 품어 불룩해진어머니 배를 어루만지며청춘을 되찾고 싶으셨나요만지면 툭 터질 것만 같은핏덩어리의 울음소리에어깨 무겁지는 않으셨나요아장아장 걸음에 손 잡고허리 숙여서 이끌려가며불안해하지는 않으셨나요책가방 집에 던져 놓고는친구들과 놀러만 다니면애를 끓이지는 않으셨나요제 짝 만나서 잘 살겠다며소꿉장난하는 것을 보며한심해하지는 않으셨나요어쩌다 한 번씩 찾아와서는몇 푼 용돈으로 으쓱하면기가 막히지는 않으셨나요위증한 몸을 기대어 앉아서따뜻한 마지막 눈길 주며속울음 울지는 않으셨나요사십구재 서투른 상차림에허기진 배로 먼 길 떠나며긴 한숨짓지는 않으셨나요아버지꾹꾹눌러 참으시며 웃어주시던그 선한 웃음 속에제 자화상을 얹어 봅니다 2022. 5. 22.
어머니의 지팡이 어머니의 지팡이 / 마루 박재성 혹여 아버지가 보고 싶어서 땅바닥만을 보시나요 굽은 허리 펴고 곧게 걷고 싶다고 하시는데 세월은 허락하지 않고 늦었다고만 하니 제가 손잡아 어머니의 허리가 되고 여생의 지팡이가 되어 가시고자 하는 곳 길잡이가 되렵니다 어머니 제 손 잡으세요 가끔 허리 펴시고 제 얼굴 보시며 기억에 담아 주세요 2022. 5. 9.
어린이가 어른이 될 때까지 어린이가 어른이 될 때까지 마루 박재성어린이가어른이 될 때까지모든 날이어린이날이어야만 한다어린이가어른이 될 때까지모든 것을배울 수 있어야만 한다어린이가어른이 될 때까지어린이는행복하게 웃어야만 한다어린이는어른이 되어서는어린이의꿈과 희망이 되어야 한다어린이는어른이 되어서는우주 같은넓은 가슴이 되어야 한다어린이는어른이 되어서는어린이랑행복하게 웃어야만 한다 2022. 5. 5.
어머니의 그리움 어머니의 그리움 마루 박재성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포대기에 감싼 아들을 업고 누구를 기다리는지 아들은 그날의 따뜻한 등을 기억합니다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아들의 등에 기대어 누구를 그리워하는지 아들도 아버지의 빈자리를 그리워합니다 어머니의 가슴에서 아옹다옹 60년 함께했던 시간이 멈추면 아들의 가슴에서는 금지옥엽 60년 지켜주던 시간이 멈춥니다 이제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멈추어진 시간을 다시 돌립니다 어머니의 기다림이 되고 어머니의 그리움이 되어 2022. 4. 15.
아버지 고향 가요 아버지 고향 가요 마루 박재성 아버지 큰 손 잡고 새벽녘 걸어가던 고향길 아버지 영정 앞세우고 지나갑니다 아버지 자상한 미소가 숨 쉬던 고향 집 아버지 감은 두 눈에 담아 가세요 아버지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가 계신 곳 햇살 포근하고 고향 집을 향하는 곳에 자연으로의 문을 열어두었습니다 아버지 이름 석 자의 묘비석 밑에 아버지 그 옆에 내 가슴의 갈비뼈 하나를 묻습니다 어느 날 날 찾으시면 가슴이 아파지면 아버지 찾아오려고요 2022.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