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분류/기행115 이 봄에는 이 봄에는 마루 박재성 첩첩 뒤로 산이 있고 잔잔 앞으로 물이 있고 그 사이 화사한 꽃이 있는 곳 산바람과 강바람이 만나 꽃나무를 흔들면 아아 아스라이 무너지는 꽃잎 꽃잎 꽃잎 이 봄에는 나도 그곳에 가서 한 장 꽃잎으로 날리고 싶다 2024. 4. 16. 봄날의 화성에는 봄날의 화성에는 마루 박재성 봄볕에 햇살 내려와 화성 망루에 기대어 돌담과 속삭인다 속닥속닥 봄밤에 별빛 내려와 돌부리에 앉아 화성 성문과 속삭인다 속닥속닥 봄바람 내게 다가와 돌담을 오르내리고 성문을 여닫으며 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속삭인다 속닥속닥 봄날의 화성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단다 속닥 속닥 이백 년 이어온 수많은 이야기를 듣노라면 화성의 봄날은 길어져만 가더라 2022. 3. 15. 겨울 여행 겨울 여행 마루 박재성 깊어가는 겨울 웅크릴 수밖에 없는 추위라지만 가슴에 도사린 겨울 역마는 눈이 내리면 떠나려 한다 하얀 눈송이를 바라보면 하늘마저 하얀 저 끝 어디에 있을 고요가 흐르는 순백의 세상 그 안에서 숨 쉬는 순백의 평안 그 숨결에 동화된 내 마음을 펼쳐두고 그 위에 연둣빛 내일을 써 내려가면 금방이라도 연둣빛 세상이 될 것 같은 몽환적 기대가 나를 부르면 가벼운 가방 하나 가지고 내리는 눈 속을 걷는다 방금 바라보던 그 시야에서 하얀 점 하나 되어 사라진다 그 순백의 세상으로 2022. 1. 25. 수원 덕수궁 수원 덕수궁 마루 박재성 부슬비런가 아침 잔 이슬 이려는가 수풀 속 나뭇잎 끝에 초롱한 물방울 하나 지나는 잔바람에라도 뚝 떨구어질 것 같아 조마조마 가슴 졸일 때 방금 먹은 유황오리 목젖이 내 목구멍 속에서 꽥꽥 소리를 지르니 맑은 유리창 너머에서 뚝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그 소리에 놀란 산꿩 한 마리 정오의 백색 태양을 이고는 아들의 첫 월급봉투를 물고 후드득 날아간다 2021. 5. 31. 광교 호수공원에서 광교 호수공원에서 마루 박재성 둥근 호수를 여유롭게 한 바퀴 돌고 나면 내 마음은 호수를 담는다 햇빛 안은 윤슬이 반짝반짝 황금빛을 안으면 내 마음은 부자가 된다 찻집에 앉아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면 내 마음은 신선이 된다 한적한 오후의 풍경화 속에서 나는 오롯한 나를 만난다 2021. 5. 30. 4월 봄 햇살 아래 4월 봄 햇살 아래 마루 박재성 물향기 수목원에 4월의 봄 햇살이 포근하니 봄나들이 나온 마음은 설레고 봄바람이 꽃향기를 안고 다가오면 당신이 한 걸음 다가온 듯 내 마음은 당신을 안고 다가가고 메타세쿼이아의 연둣빛 어린 잎새처럼 당신의 손길이 부드럽게 스치고 미로원 그 내밀한 곳에서의 입술이 달콤하기만 할 때 하늘의 구름 한 점 몰래 내려와 조그만 연못 위의 연잎에 은밀히 입맞춤하면 얼굴 붉어진 봄날이 눈 둘 곳 없어 총총히 숨으려 한다 2021. 4. 26. 이전 1 2 3 4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