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분류/기행115 바다로 간 어릿광대 바다로 간 어릿광대 마루 박재성 천의 얼굴로 찾아간 바다에서 무언가 전해줄 것 같은 수평선 저 끝에 웅크린 함성이 일순간 파도로 다가와서 가슴에 외친다 울어라 네 가슴은 내가 때려 줄 테니 울어라 참아왔던 말을 들어 줄 테니 울어서 뱉어내라 한다 한 번의 파도가 지나가면 웃어라.. 2019. 4. 20. 서장대의 밤 서장대의 밤 마루 박재성 뉘 오라고 불을 밝혔나 어두운 하늘 그 끝에 보내는 신호 밤길 밝혀 올라가니 팔달사 예불 목탁 소리 세월 저편 큰 칼 찬 어느 장수의 숨결이련가 서장대 올라서 바라보는 야경은 장수의 호령을 잊었지만 호국의 혼불은 오늘을 지키며 큰 칼 불끈 거머쥐더라 2019. 3. 12. 이슬 국화차(와우정사 천년찻집) 이슬 국화차(와우정사 천년찻집) 마루 박재성 천 번을 데쳤으려나 천 년을 우렸으려나 이슬 머금은 국화의 천 년 이어진 내력 방긋방긋 노란 꽃잎에서 향긋한 향기를 내려 방울방울 맑은 방울에서 달곰한 입맛을 우려 코끝 휘돌리는 꽃 향에 묻히고 입안 감아 도는 이슬에 젖으면 창밖 맑.. 2019. 2. 11. 수원화성 여민각 수원화성 여민각 마루 박재성멀리 남쪽밤하늘 바라보는 눈빛이촉촉하게 빛나면수원 하늘엔 별빛이 반짝아버지의 눈빛이런가불러보지도 못하는목울대에 갇힌 목소리가가슴 속 울음으로 울리면수원 변두리의 무덤에서는통곡의 바람이 지나고가슴에 박힌 못 끝에대물림된 피가 소용돌이치는지옥 같은 불효의 밤수원화성 종루의 큰 종은소리 없이 운다 2019. 1. 14. 눈 오는 날 눈 오는 날 마루 박재성 잿빛 그림자 나무가 되고 산이 되고 우주가 되었을 때 문득 눈을 들어 바라본 하늘 꿈인 듯 아련한 적막 생각마저 놓아버린 빈 머리 위로 산 꿩 한 마리 푸드덕 날아가면 하얀 붓칠 속에 날갯짓 소리만 남아 내가 깨어 있음을 안다 2018. 12. 20. 겨울 여행 겨울 여행 마루 박재성 코끝 시린 바람 지나가면 그 끝에 콧물 달고 따르련다 이리 가면 비경 저리 가면 묘경 그리 가도 신비경 모두 눈에 담고 귀에 담으면 가슴에 속삭이는 절경 가릴 것 있다더냐 주어진 시간 속에 모두를 담을 수 없으니 바람 너 가는 곳으로 발길 맡겨보련다 2018. 12. 19. 이전 1 2 3 4 5 6 7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