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여행
마루 박재성
깊어가는 겨울
웅크릴 수밖에 없는 추위라지만
가슴에 도사린 겨울 역마는
눈이 내리면 떠나려 한다
하얀 눈송이를 바라보면
하늘마저 하얀 저 끝 어디에 있을
고요가 흐르는 순백의 세상
그 안에서 숨 쉬는 순백의 평안
그 숨결에 동화된 내 마음을 펼쳐두고
그 위에 연둣빛 내일을 써 내려가면
금방이라도 연둣빛 세상이 될 것 같은
몽환적 기대가 나를 부르면
가벼운 가방 하나 가지고
내리는 눈 속을 걷는다
방금 바라보던 그 시야에서
하얀 점 하나 되어 사라진다
그 순백의 세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