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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분류/가족178

누부야 누부야 마루 박재성내 뱃속의 거지는누부가 쫓아 주었는데누부가 시집가던 날거지도 따라갔나 봐성황당 고개 위까지뛰어 올라가 봐도누부도 거지도 안 보이는데누부야우야노내 머릿속에새로운 거지가 들어 왔나 봐 2020. 6. 11.
아들 아들 마루 박재성 네가 아프면 나는 가슴이 아프다 네가 배부르면 나는 마음이 부르다 네가 웃으면 나는 천국이다 네가 내 아들이라는 이유 하나로 2020. 5. 25.
아버지 아버지 마루 박재성 아버지 걸음마가 불안하니 내 허리가 아프다 아버지 잔기침이 잦아지니 내 폐가 쪼그라든다 아버지 웃음이 적어지니 내 가슴이 저민다 아버지 닮아 잘 달리고 잘 놀고 잘 웃었는데 아직도 아버지를 닮아간다 2020. 5. 19.
어머니의 강 어머니의 강 마루 박재성 마름이 없는 어머니의 강에서 나 어릴 적에는 고기를 잡아 먹여 주셨고 조금 커서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셨고 더 커서는 더 넓은 강을 찾아가라 하셨는데요 가만히 귀 기울이면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 가만히 눈 밝히면 맑은 물속의 물고기 떼 가만히 콧숨 들이키면 향긋한 그 날의 강 내음 나의 강은 어머니의 강에서 시작해서 나의 가슴으로 흐르나 봅니다 2020. 5. 17.
엄마 아빠는 엄마 아빠는 마루 박재성담 모퉁이 굽은 길에땅속 깊이 돌부리 하나아장아장어린 아가 발길에 차이면엄마는 호미 들고아빠는 곡괭이 들고그 밤에 뽑히어 사라진다엄마 아빠의 발톱은이미 망가졌는데 2020. 3. 29.
북으로 부는 바람아 북으로 부는 바람아 마루 박재성 북으로 부는 바람아 관악산 넘지 말고 기슭에 머물러 꽃향기에 실려 보낸 내 그리움 전해다오 넘을 수 없는 담을 쉼 없이 넘나드는 이 가슴의 고단함이 창밖을 바라보는 너의 그리움에 공명할 때까지 2020.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