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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분류/추억.친구91

흰 머리 여인아 흰 머리 여인아 마루 박재성 파도가 밀려가면 쪼르르 달려가는 긴 머리 소녀야 파도가 밀려오면 우르르 달려오는 푸르른 기억아 밤바다 어둠 속에 까맣게 덧칠되어 지워진 소녀야 바위에 부딪히며 하얗게 채색되어 사라진 기억아 갈매기 울음 길에 우연히 마주치는 흰 머리 여인아 돌아.. 2018. 2. 27.
신명 신명 마루 박재성 덩덩 덩더꿍 뛰는 심장 위에 가슴을 올려두고 가슴이 시키는 대로 손을 발을 흔들며 하늘에 미소 한번 흘려주고 덩덩 덩더꿍 도는 지구 위에 신명을 올려두고 마음이 시키는 대로 이리저리 흔들흔들 구름에 웃음 한번 들려주고 덩덩 덩더꿍 그 안에 나를 담아서 2018. 1. 24.
연날리기 연날리기 마루 박재성 바람을 등지고 얼레를 풀어주면 바람에 밀리는 연줄은 긴 포물선을 그리며 밀려간다 탈탈탈탈 오르길 바라는 염원이 떨고 있다 얼레를 멈추고 연줄을 끌어당기면 어느새 팽팽해지는 연줄에 바람의 날카로운 울림이 손끝으로 파르르 전해 온다 얼레에 감기어오는 .. 2018. 1. 24.
겨울 추억 겨울 추억 마루 박재성 외발 썰매 다리 밑 개천의 얼음판 위를 씽씽 달리다가 벌러덩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어도 그 겨울은 웃을 수 있었다 모닥불 피워 둔 곳에 모여 물 젖은 양말을 말리다 불꽃에 옷을 태워도 너털웃음으로 때울 수 있었다 찬 바람에 코끝이 빨갛게 얼어가면 서로의 딸.. 2017. 12. 12.
커피 한 잔의 행복 커피 한 잔의 행복 마루 박재성 가을을 이마에 그린 11월의 늦은 밤 유리창 밖으로는 무심한 차들의 질주가 유리창 안으로는 흘러간 음악의 질주가 테이블 위에서 피어오른 커피 향이 옛이야기와 버무려져 웃음으로 하나 되는 우리는 잃었던 추억을 낚아 새로운 추억을 쌓는 가슴 푸근한 .. 2017. 11. 3.
오랜 친구 오랜 친구 마루 박재성 이마에 그어진 주름만큼 인연으로 이어져서 그 골 안에 새겨진 이름 꿈틀거리는 주름을 읽으면 내 마음이 읽히기에 감추지 못하는 속마음 하하 호호 걸쭉한 웃음으로 까뒤집는 삶의 희로애락은 함께 젓가락질하는 안주 한잔 술로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가며 별.. 2017.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