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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분류/추억.친구

문풍지

by 마루 박재성 2017. 7. 26.


문풍지
             마루 박재성
보일까 말까만
손가락에 침 바르고
지그시 눌러주면
사통팔달의 요지경
수줍은 처녀림 헤집고
성급한 청춘의 깃발이
닿을 듯 말듯
내성 벽을 몰아치면
신혼방의 어둠 속에서
문풍지 구멍을 넘나드는 교성
치열한 공성전 그 끝에
파르르 문풍지 떠는소리
오금 저린 관전자들의
아쉬운 한숨이
요지경에서 새어 나오는
땀 냄새와 섞인다
교교한 달빛은
툇마루를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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