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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분류/외로움98

올가을엔 올가을엔 마루 박재성 차가운 바람이 훠이훠이 가을 골목을 휘젓다 머리카락 끝 모공을 따라 휘뚜루마뚜루 발끝까지 지나면 머릿속은 하얗게 물들고 불 꺼진 가슴은 시려 오고 옆구리는 허전함으로 떨고 만다 그러다 하늘을 지나던 구름 비껴가고 포근히 감싸 안는 햇살이 지나가던 바.. 2017. 11. 2.
낙엽 놓는 밤에 낙엽 놓는 밤에 마루 박재성 무엇을 놓아버린 걸까 내 선택이었지만 놓아선 안 될 것을 놓은 것인가 놓지 못할 것이 있는가 그냥 놓으면 되는데 놓고 놓고 더 놓을 것이 없으면 해탈 그 고상한 단어의 세계 아니 고독 죽음 만큼이나 처절한 세계 빈 가슴에 낙엽 놓는 밤은 2017. 10. 21.
고도(孤島)에서 고도(孤島)에서 마루 박재성 몇 시일까 알고 싶지도 않다 무언가 두근거림이 있다 궁금하지도 않다 평생을 나와 함께 있었던 익숙한 떨림이어서인지 무시한다 내가 있음이겠거니 심장 똑같은 떨림 가까이에 있다면 꼭 안아주고 싶은 신기하다 이런 생각을 하다니 나만의 고도(孤島)인데 2017. 10. 21.
어둠 속에서 어둠 속에서 마루 박재성 또 하루 몫의 번잡함이 지나가면 약속이나 한 듯이 창문으로 어둠이 밀고 들어 온다 어둠의 끝자락이 들어 오면 덩그렇게 놓여 있는 내가 있다 어둠 속에서 상영되는 옛 추억이 펼쳐지고 짜릿했던 영상이 끝날 무렵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잡으려 손을 휘젓.. 2017. 10. 20.
고독 (孤獨) 고독 (孤獨) 마루 박재성 생각이 비어 있다 무슨 생각을 할까 하는 생각도 없다 사각진 공간 안에서 내 숨소리마저 들리지 않는 무의식으로 숨 쉬는 존재만이 있다 머리칼 흔드는 바람이라도 있으면 긴 무념의 순간을 깨우련만 황금빛 햇살 줄기에 떠도는 미세먼지인 양 시간 속에 떠 있.. 2017. 10. 19.
눈물인 양 눈물인 양 마루 박재성 하루의 고단함을 샤워 꼭지의 가는 물살들로 씻어내고 티브이 화면 건너에 놓인 소파에 앉는다 푹 꺼지는 안락함이 잡아준다 하하 호호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나와 다른 내가 되어 푹 푹 빠진다 숨 쉬는 것은 나 하나인데 두런두런 외로움을 덜어주는 소리가 눈.. 2017. 10.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