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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분류/외로움98

부재[不在] 부재[不在] 마루 박재성 한잔 술을 채우고 허전한 가슴을 채우려 한다 결코 가슴으로 마실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빈 술잔을 던져보지만 다시 무릎 기어 주워드는 술잔 또 한잔을 채우고 푸념 한잔을 채워도 가슴에서 뭉그러지는 빈자리의 확산 손바닥으로 눌러 보지만 가슴을 찢어도 보지.. 2017. 8. 5.
어둠의 광야에서 어둠의 광야에서 마루 박재성 햇빛 있었을 텐데 지평선 하늘과 맞닿은 곳까지 꽃과 나무 구름 그리고 희망이 있었을 텐데 햇빛도 길도 산 물도 없는 절망스러운 곳 방황의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곳에서 그냥 서 있을 수만은 없다 디딤발 힘주고 앞선 발 쭈욱 밀어 본다 내일 아침이 밝아 올.. 2017. 8. 3.
열 병 열 병 마루 박재성 때로는 바람이 부는 곳으로 때로는 세월을 거슬러 가고 싶다 저항인가 회한인가 흐름을 역행하며 가슴골 막힌 곳에 시원한 장대비 내려 싹 비우고 싶다 그 끝에 나 아닌 나의 탈피를 함께 그래서 소주를 들이 붇는다 2017. 6. 27.
5월 밤의 궁상 5월 밤의 궁상 마루 박재성 5월의 까칠한 봄밤 허전한 마음 곁에 당신이 있었다면 두견새 우는 소리도 정다웠을 텐데 술이라도 한잔하려니 빈 잔만 말똥말똥하고 별 하나 바라보며 옛 추억 더듬으려니 손등의 불룩한 빨대 자국이 애처롭게 긁어 달란다 뒷걸음 돌아 들어오니 깜박깜박 형.. 2017. 5. 29.
외로움 외로움 / 마루 박재성 쑥쑥 선인장의 제 살 뚫은 가시는 시간을 가르며 생명 키움의 환호를 한다 뽁뽁 커피포트의 뚜껑을 열은 뿌연 김은 시간을 토하며 거친 숨소리를 뱉는다 뚝뚝 처마 끝에서 떨어진 빗물은 시간을 두드리며 절명하는 소리를 지른다 나는 들어주는데 너희의 언어를 꺽.. 2017. 5. 16.
가야겠다 가야겠다 마루 박재성 가야겠다 찾아오지 않을 사람 기다림의 이곳에서 가야겠다 언 땅 깊숙이 묻어둔 그리움이 봄꽃으로 피기 전에 가다 보면 돌부리도 강물도 벼랑도 있겠지만 햇살 받으며 걸어가야겠다 새로움을 찾아서 가야겠다 외로움의 무덤 위에서 내 관을 짜고 있을 수는 없기.. 2017. 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