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분류/그리움775 겨울 아침 창가에서 겨울 아침 창가에서 마루 박재성부스스 눈을 뜨고무심코창문을 바라본다있어야 할 아침 햇살 대신하얀 눈송이가 맞아주면전날에그 전날에 무슨 일이 있었다 해도무장해제된 마음속으로순백의 아름다움이 훅 들어와하얀 눈보라를 일으킨다그 위로내 마음에 남아있던깨알 같은 그리움이내 생의 아름다웠던 순간들을하얀 눈송이 속에펑펑 터트린다너로 인해하얀 이를 보이며마냥 웃는 내 모습 뒤로뒷모습 남기고하얀 눈 속을 걸어가는너의 눈 쌓인 어깨오늘 아침엔그 어깨를꼭 끌어안고 싶어진다꼭꼬옥 2021. 12. 23.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마루 박재성잊었다고 생각했는데지난봄풋풋했던 순간지난여름뜨거웠던 순간모두 잊고새봄이 오기만을 기다렸는데죽을 만큼 아파서잊어야만 나을 것 같은나의 최면에 빠져 잊었다고 생각했던 시간그 끝에서내 발걸음은여름을 거스르고봄으로 치달려그날그 설렘그 풋풋했던 순간까지걸어가고 있다네가 없는 황량한 갈대뿐인 그곳으로 2021. 12. 18. 그리움의 고향 그리움의 고향 마루 박재성 내 그리움의 고향은 바다이런가 그 사람이 생각나면 바다로 가고 바다로 가면 그 사람이 거기에 있다 누워 있는 바다에게 그 사람의 안부를 물으면 바다는 그 사람의 눈빛으로 지긋이 올려다보며 그 사람의 목소리로 고즈넉이 속삭인다 안녕이라고 밤새 쌓은 연분을 파도에 올려놓고 안녕하고 돌아서면 홀로 남은 바다는 갈매기 울음소리로 꺼이꺼이 울고 있다 2021. 12. 17.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 마루 박재성 고즈넉한 음악이 흐르는 카페 진한 에스프레소라도 너와 나란히 듣던 음악을 넣으면 그날 밤은 감미로웠는데 날개 없이 추락하는 한 장의 낙엽도 너와 함께 바라보면 고즈넉한 밤의 낭만이었는데 멀리서 걸어오는 밤안개의 발소리 너와 나의 귀로 들으면 아름다운 행진곡이었는데 한 잔 그리고 또 한 잔의 에스프레소는 쓰디쓴 음악이 되고 슬픈 낙엽의 궤적을 되짚는 새벽안개가 그린 그리움의 초상이 되어 꿀꺽 목울음으로 메아리친다 2021. 12. 9. 마지막 잎새 마지막 잎새 마루 박재성 푸른 잎새 하나 떨어지면 아 이제 가을인가 붉은 잎새 우수수 떨어지면 아 이 가을이여 갈색 잎새 하나 남았으면 아 아직은 가을인데 마지막 잎새 하나 떨어지면 내 가슴은 하얀 눈 속에서 겨울잠을 잔다 2021. 12. 4. 창밖의 빗소리 창밖의 빗소리 마루 박재성 당신이 옆에 있을 때는 감미로운 세레나데였는데 당신 떠나간 자리 슬픈 노래 가사로 채우다 어항 안에 갇힌 채 내가 흘린 눈물에 질식한 눈이 큰 붕어를 위한 애달픈 진혼곡인 양 창밖의 싸늘한 그리움의 영혼 위를 추적추적 타고 넘는다 2021. 11. 30. 이전 1 ··· 40 41 42 43 44 45 46 ··· 1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