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4889 야간 근무자의 잠 야간 근무자의 잠 마루 박재성 어둠은 말이 없다 여명이 눈을 뜨면 뒤도 안 보고 사라진다 여기저기서 알람 소리가 울린다 쿵쿵쿵 윗집에서 화장실 간다고 층간 소음을 일으킨다 하루가 시작되나 보다 한편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이불을 누인다 밤을 지킨 몸을 안긴다 눈을 닫으며 나만.. 2015. 12. 26. 미소 미소 마루 박재성 몇 년을 먹었던가 똑같은 아침밥 많이 먹어라 똑같은 밥상 소리 구두코 돌아서면 장가 좀 가라 똑같은 배웅 소리 높다란 하늘엔 새 한 마리 똑같은 하루 콩닥콩닥 커피 두 잔을 사이에 두고 살짝 볼우물 깊어가는 소리에 놀라 난생처음 심장 뛰는 소리 새로운 똑같음의 .. 2015. 12. 25. 가난한 크리스마스이브 가난한 크리스마스이브 마루 박재성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성탄을 축하하는 음악이 흐르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모두가 상쾌한 기분으로 성탄을 축하하는 밤 아파트의 불빛이 사라진다 아직 성탄의 날이 밝지 않았는데 북적거리던 예전의 교회 앞에 작은 웅성거림만 서성인다 .. 2015. 12. 25. 너무나 사랑했기에 너무나 사랑했기에 마루 박재성 그녀의 검은 머리는 바람에 날렸고 하얀 눈에 젖어 헝클어졌다 찬바람에 불거진 코끝에서는 딸기향이 나는 것 같았다 앵두같이 붉던 입술이 싸늘한 떨림에 검붉게 물들어 갈 때쯤 더는 그녀를 붙잡을 수 없었다. 그녀가 감기라도 걸릴까 봐 나의 천사는 .. 2015. 12. 25. 붉은빛 아침차를 마신다 붉은빛 아침차를 마신다 마루 박재성 쪽문 살짝 열고 멀리 바라보면 바다 끝 낭떠러지에서 붉은 땀 뚝뚝 흘리며 기를 쓰고 올라온 햇살이 달려온다 단지 쪽문만 열었을 뿐인데 나를 찾아오다니 기꺼움에 붉은빛 아침차를 마신다 희망이라는 2015. 12. 24. 동짓날 긴 밤에 동짓날 긴 밤에 마루 박재성 달빛이 휘영청 산마루 밝혀주고 개천에 윤슬이 실없이 반짝반짝 답답한 이내 심사는 술잔만 홀짝홀짝 2015. 12. 24. 이전 1 ··· 811 812 813 814 8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