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눈에 문제가 있어서 답방/답글 없이 공개만 합니다
자작시 분류/삶

야간 근무자의 잠

by 마루 박재성 2015. 12. 26.

야간 근무자의 잠

                  마루 박재성



어둠은 말이 없다

여명이 눈을 뜨면

뒤도 안 보고 사라진다

여기저기서 알람 소리가 울린다

쿵쿵쿵

윗집에서 화장실 간다고

층간 소음을 일으킨다

하루가 시작되나 보다


한편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이불을 누인다

밤을 지킨 몸을 안긴다

눈을 닫으며

나만의 사랑에 빠져든다

하루가 끝났구나


정오의 아침

반쪽 잠을 깨워 밥을 먹인 뒤

나머지 반쪽을 누인다


햇살은 말이 없다

어둠이 발을 디밀면

붉게 울며 사라진다

쿵쿵쿵

층간 소음을 들으며

맞교대한다


친구가 없다.

'자작시 분류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게으른 시인  (0) 2016.05.03
[스크랩] 하루  (0) 2016.05.03
[스크랩] 글(詩)을 쓰는 밤  (0) 2016.05.03
가난한 크리스마스이브  (0) 2015.12.25
마루  (0) 2015.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