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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분류/그리움767

가을 속의 그 사람 가을 속의 그 사람 마루 박재성 가을은 창밖에 찾아와 있고 높아진 하늘만큼의 여유가 오후의 창가에 정겹다 바람이라도 지나가면 초록 잎새 위에서 졸던 햇살은 가을빛으로 뛰어내리고 옹기종기 가는 줄기 위 코스모스는 바람결 따라 살랑이고 풀숲 어디에선가 풀벌레 울음소리가 창문을 넘어와 재잘거리면 나의 콧노래 소리는 가을 속의 그 사람을 찾아 떠난다 2023. 9. 5.
너도 모른다 너도 모른다 마루 박재성 뜨거웠던 태양의 열기도 잠시였던가 산바람 줄지어 내려와 강으로 바다로 불면 민들레 홀씨 날리듯 내 마음도 바다로 날려간다 땅끝 바다 그 경계에 서면 너와 나의 경계인 양 더는 넘지 못하는 그리움은 바다가 도발하여 파도쳐 보지만 빈자리 내어주지 않는 모래톱과 그 모래톱 끝을 뱃속에 삼키고 뱉지 않는 바다의 경계에서는 억겁의 윤회를 뒤집어쓴 소라껍데기의 울림으로만 기억될 뿐 깊은 바닷속으로 침잠하는 민들레 홀씨의 마음을 바다는 모른다 너도 모른다 2023. 8. 27.
비와 그리움 비와 그리움 마루 박재성 우울한 마음 비가 오려나 비가 오면 찾아가는 창가 창문을 열면 빗방울 그리고 그 파편들 손등을 두드리고 다가오는 싸늘함 모이고 모이다 보면 주르륵 바닥으로 떨어지는 빗방울 우울한 마음 비가 오려나 네가 오려나 그리고 또 가려나 주르륵 내 눈물방울 안고 2023. 8. 26.
가을 그림 가을 그림 마루 박재성 하얀 캠퍼스에 아래로는 온통 초록 물감을 칠했다 위로는 온통 파란 물감을 칠했다 나의 가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초록의 아래쪽에 붉은 점 하나 찍었다 식지 않은 내 사랑은 기다림 한다 파란의 위쪽에 하얀 점 하나 찍었다 떠도는 너를 기다림 한다 지평선 하얀 구름이 내려앉는 곳에서 서로 만나지 못한 채 나의 가을은 그렇게 그리움으로 말라가고 있다 2023. 8. 19.
소나기 소나기 마루 박재성 소나기가 내린다고 했었지 우산을 준비하지 않았어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 어디 잠시 피하든지 아니면 맞든지 아니 아니 네가 올 거야 소나기 내리기 전에 저 멀리서 우산을 들고 달려올 거야 분명 그때처럼 소나기 내리는 거리 분주한 발걸음 속에 너는 없었지 마지막 빗방울이 내 눈에서 떨어질 때 그냥 씨익 웃고 말았어 이럴 줄 알았지만 또 이렇게 되고 말았지 2023. 8. 10.
너는 내게 너는 내게 마루 박재성 봄이 지나가니 봄이 그리워진다 네가 떠나가니 네가 그리워진다 너는 내게 봄 같은 존재였을까 여름이 지나가도 가을이 지나가도 겨울이 지나가도 너는 그리운데 그리고 해가 바뀌어 다시 봄이 지나가도 2023.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