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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분류/그리움767

시월 비 시월 비 마루 박재성 스산한 빗소리 햇살은 여름이 그리워도 시월 비는 가을을 재촉하나 보다 차가워진 빗방울에 갈나무가 으스스 몸을 떨다가 갈변한 잎새 몇 힘없이 떨구듯이 지난여름의 초록 추억 몇 떨구며 가을 앞에 제 알몸을 내어놓는다 하나둘 시월 비에 젖은 대지 위에 젖은 낙엽이 가을이라 적으면 나는 너와의 초록 추억을 꺼내어 그리움이라 읽으며 시월의 눈물 몇 뚝뚝 떨군다 2023. 10. 11.
가을 그리움 가을 그리움 마루 박재성 가을 높아진 하늘을 바라보고 붉어진 산을 바라보고 찬바람 이는 바다를 바라봐도 가슴속 빈자리를 채워 줄 것은 없다 빈자리 그 자리에 네 얼굴이라도 어리면 가을 그리움의 낚싯바늘에 걸린 양 질질 끌려가며 숨을 헐떡거린다 참으려니 그리움의 허공에서 질식해 죽을 것 같은 암연한 두려움 벗어나려니 미늘에 찢기는 뼛속까지 사무치는 아픔 어쩔 수 없이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가을 그리움 2023. 10. 3.
가을 새벽 비 가을 새벽 비 마루 박재성 차가워진 날씨에 새벽 비까지 무거워진 가슴에 새벽 그리움까지 자리를 털고 일어나 빗줄기 바라보다가 비를 맞아본다 머리에 어깨에 발끝에 차가움이 전해오면 소스라치는 발걸음으로 돌아선다 네게 갈 수 없는 이유다 너의 차가워진 마음 나에게 진한 아픔으로 돌아올 테지 가을비 맞으면 찾아오는 독감처럼 오늘은 가을비 그친 아침의 따스한 햇살이 정말로 그리워진다 2023. 9. 26.
그리움의 눈물 그리움의 눈물 마루 박재성 포근한 햇살 속을 거닐어도 반짝이는 별빛과 속삭여도 내리는 소낙비를 맞아도 떨어진 낙엽을 밟아도 가슴 먹먹한 막힘 하나 열수도 닫을 수도 없어 방치된 시간 그리움도 사랑이라며 에둘러 달려가기엔 버릴 수 없는 자존심이 울고 막연히 기다리기엔 그리움이 간직한 사랑의 추억을 되돌릴 수 없는 안타까움에 우는 시간 사랑 고픈 가슴에 꽉 막힌 숨통 하나 그리움의 눈물만 깔딱고개를 넘는다 2023. 9. 18.
빈 술병 빈 술병 마루 박재성 한 모금 한 잔 한 병 그리고 기나긴 밤 한 모금의 추억에서 한 잔의 미련을 넘어 한 병의 그리움으로 그리고 눈물바다 잊고자 했는데 잊지 못하고 추억의 끄트머리를 잡고 눈물바다까지 이르는 질주 행복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아프진 않았을 텐데 너무 행복했기에 너무 아픈 눈물방울이 아침 햇살에 반짝이면 내 그리움의 일기는 빈 술병 속에서 울고 있다 2023. 9. 14.
가을 선물 가을 선물 마루 박재성 가슴에 가을바람이 들어온다 황량한 벌판에 부는 바람이 시리다 추운 것도 아닌데 이처럼 시린 것은 바람 지난 자리에 떠도는 추억의 먼지 하나하나 가라앉으면 가을 소나기 한차례 쏟아지고 골을 파며 흐르는 물줄기가 그리움의 계곡을 지나 눈 밖으로 뚝뚝 떨어지던 싸늘한 기억 때문이리라 가을볕에 말릴 수도 없는 가슴 시린 눈물 남에게 보일 수 없어 속으로 삼키면 눈물에 잠기는 억장 위로 떠오르는 너 보고 싶다 2023. 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