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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분류/가족178

아빠의 눈물(귓속말 10회) 아빠의 눈물(귓속말 10회) 마루 박재성 태어나 육십 세월 그중의 반 내 입에 오르내린 이름 하나 그 부름에 방긋 대답하던 미소 그 볼 굼틀거림에 살 떨림 쳤던 행복 내 죄였느니 내 이름의 삶으로 살려 한 죄 지키고 싶은 자존심 지키려 한 죄 정의라는 허상의 명예를 지니려 한 죄 너의 목.. 2017. 5. 2.
유통기한 유통기한 마루 박재성 4월 냉장고에서도 쉰내가 난다 조심히 우유 통을 보면 기한이 다 되었다 쌀 한 톨에 농부의 땀을 떠올리는 어머니 저걸 드시면 화장실 가며 오며 배를 불리운다 다음 날 두 통의 우유가 또 들어 있다 노안으로 읽을 수 없는 유통기한 원 플러스 원에 두 통을 사오시.. 2017. 4. 19.
할머니는 할머니는 마루 박재성 꽃구경하고 천천히 오신단다 뜬금없는 소리에 마주 보는 얼굴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홍동백서 조율이시 정성껏 옷을 입었건만 언제 오신대요 화장실 다녀오신단다 회사 일이 바빠서 못 온다는 장손자를 은근히 기다리신다 2017. 4. 12.
봄날에 봄날에 마루 박재성 초록 담장 햇살 아래 하얀 나비가 나래 편다 고치 속에 감추어 두었던 젖은 행복을 봄볕에 말려 뽀송뽀송하게 펼치고는 푸른 하늘에 선보인다 훨훨 네 행복의 시간이다 꿈으로 간직해 왔던 세상 첫 나래 짓의 설레임 가슴으로 다가오는 이 순간의 환희가 오늘도 내일.. 2017. 4. 3.
아들아 아들아 마루 박재성 나도 너 때에는 너와 같았단다 머릿속에는 원하는 대로 꿈꾸는 대로 날아갈 수 있는 세상이었단다 한 해를 지나면서 내 그림의 한쪽을 버려야 했고 이듬해에는 한쪽 날개를 내려놓았고 그리고 나머지 날개를 접으며 뛰기 시작했단다 어느 날 네가 태어나면서 뛰며 걸.. 2017. 3. 23.
파스 파스 마루 박재성 세월은 내 어머니 무릎에서 쉬고 있나 보다 묵으면 묵을수록 오래된 흔들의자의 소음을 담아내며 뼈마디로 파고든다 바람길 따라 파고드는 시린 아픔 이불 한 장 덮어주며 약손으로 토닥여 드린다 남은 이불 살며시 끌어당겨 내 무릎에도 덮어준다 2017.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