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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에 가을바람에                         마루 박재성 간밤에 불던 가을바람 빈 가슴에 바람골 하나 내고 그리움의 씨앗을 심었으려나 촉촉한 아침 햇살에 싹을 틔우고 툭툭 잎새 하나하나 벌려가면 떠오르는 너의 눈 코 입 얼굴 첫 꽃망울 열릴 때면 꽃향기 안고 달려오는 너 꽃송이 하나하나 꽃잎 열면 한 장면 한 장면 아름답던 추억   함께 했던 그날로 돌아가지만  꽃송이 하나하나 떨어지면 한 걸음 한 걸음 멀어지는 너 그러다 가을바람에 잎새 하나하나 떨어지면 참았던 눈물 한 방울 한 방울 그리움으로 익어 빈 가슴골을 붉게 붉게 물들인다 2024. 9. 26.
무명초의 절규 무명초의 절규                       마루 박재성 내 이름도 왜 이곳에 있냐고도 어떻게 살았냐고도 묻지 말라 너와 나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기에 지금 마주한 순간만으로도 충분하다 너의 소소한 관심으로 나의 내일을 꺾지는 마라 2024. 9. 25.
가을 수채화 가을 수채화                    마루 박재성 내리는 햇살 한 줌 받아 하늘에 곱게 뿌려두고 지나는 바람 한 줄 잡아 길 위에 살랑 묶어두고 제 짝 찾아 구애하는 풀벌레 서너 마리 노래하게 하고 붉게 물든 단풍나무 흔들어 단풍잎 몇 개 떨구어두고 그 안에 내 마음 띄워두면 나는 가을이 되고 너는 그리움 되는 가을 수채화가 그려진다 2024. 9. 24.
가을 호수 가을 호수                 마루 박재성 별 하나 별 둘 밤 별빛 담은 호수 낙엽 하나 낙엽 둘 가을빛 담은 호수 너 하나 너 둘 너와의 추억 꺼내는 나 그리움 하나 그리움 둘 내 눈물로 채우는 가을 호수 2024. 9. 23.
허수아비 허수아비                      마루 박재성 행복이 외로움이 죽음이 무엇인지 묻지 말아라 간섭도 사랑도 증오도 그저 사치일 뿐이다 말없이 움직임 없이 호흡 없이 살아지는 삶이다 주어진 시간이 있을 뿐 희망도 미련도 없다 들녘에 서서 나 하나의 존재로 삼라만상을 품은 가슴이 좁다고 할 뿐이다 2024. 9. 22.
어쩌면 좋니 어쩌면 좋니                          마루 박재성 어쩌면 좋니 어쩌면 좋니 내 가슴에 들어와 있는 이 가을을 어쩌면 좋니 높고 말간 하늘을 바라보면 의미 없이 주룩 흐르는 눈물 가을인 게야 황금물결을 건너온 바람 앞에 속절없이 헤 벌어지는 가슴 가을인 게야 콧등에 내려앉은 포근한 햇살이 끊임없이 속삭이는 그리움 가을인 게야 이 가을에 낙엽 한 장이라도 바람에 날리면 낙엽 따라 떠나가는 가슴 그 떠난 자리가 허허로울 뿐이니 어쩌면 좋니 어쩌면 좋니 이 가을에 나 어쩌면 좋니 2024. 9.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