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에
마루 박재성
간밤에 불던 가을바람
빈 가슴에 바람골 하나 내고
그리움의 씨앗을 심었으려나
촉촉한 아침 햇살에 싹을 틔우고
툭툭 잎새 하나하나 벌려가면
떠오르는 너의 눈 코 입 얼굴
첫 꽃망울 열릴 때면
꽃향기 안고 달려오는 너
꽃송이 하나하나 꽃잎 열면
한 장면 한 장면 아름답던 추억
함께 했던 그날로 돌아가지만
꽃송이 하나하나 떨어지면
한 걸음 한 걸음 멀어지는 너
그러다
가을바람에 잎새 하나하나 떨어지면
참았던 눈물 한 방울 한 방울
그리움으로 익어
빈 가슴골을 붉게 붉게 물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