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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분류3692

너무나 사랑했기에 너무나 사랑했기에 마루 박재성 그녀의 검은 머리는 바람에 날렸고 하얀 눈에 젖어 헝클어졌다 찬바람에 불거진 코끝에서는 딸기향이 나는 것 같았다 앵두같이 붉던 입술이 싸늘한 떨림에 검붉게 물들어 갈 때쯤 더는 그녀를 붙잡을 수 없었다. 그녀가 감기라도 걸릴까 봐 나의 천사는 .. 2015. 12. 25.
붉은빛 아침차를 마신다 붉은빛 아침차를 마신다 마루 박재성 쪽문 살짝 열고 멀리 바라보면 바다 끝 낭떠러지에서 붉은 땀 뚝뚝 흘리며 기를 쓰고 올라온 햇살이 달려온다 단지 쪽문만 열었을 뿐인데 나를 찾아오다니 기꺼움에 붉은빛 아침차를 마신다 희망이라는 2015. 12. 24.
동짓날 긴 밤에 동짓날 긴 밤에 마루 박재성 달빛이 휘영청 산마루 밝혀주고 개천에 윤슬이 실없이 반짝반짝 답답한 이내 심사는 술잔만 홀짝홀짝 2015. 12. 24.
겨울비 겨울비 마루 박재성 찬바람을 부둥켜안고 비가 오더니 기억 한켠을 노크한다 두드릴수록 깨어나는 잔상에는 홍역만큼이나 아픈 친구가 있다 검은 교복에 검고 굵은 플라스틱 안경이 어울리던 하얀 얼굴 열아홉 구멍의 불꽃이 바람구멍 하나 열어주지 않아 간난한 삶을 질식시킨 범죄 현.. 2015. 12. 23.
사랑은 그리 오는 거야 사랑은 그리 오는 거야 마루 박재성 맑았던 밤하늘에 소리 없이 눈꽃 송이 하나둘 처음에는 그리 오는 거야 사랑은 그리고는 대지를 하얗게 덮었다 2015. 12. 23.
반가움 반가움 마루 박재성 잊어라 찾아가라 아카시아 잎을 따서 하나씩 하나씩 떼어내다가 잊어라 차마 잊을 수 없어 다시 잊어라 찾아가라 찾아가라 찾아갈 용기가 없어 잊어라 찾아가라 해는 저물어 가는데 잊어라 찾아가라 불현듯 긴 그림자에 고개 들어보니 방긋 웃는 그대 2015.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