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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분류/추억.친구

친구들을 보내며

by 마루 박재성 2016. 10. 28.


친구들을 보내며
                   마루 박재성
골목길
된서리에 떨쳐야 한다는 것을 아는
벽오동의 외로움은
긴 겨울을 기억하고 있다
멀건 하늘에서 바람이 일고
마른 잎사귀를 흔들면
부딪는 소리에 
지난 여름날을 생각하지만
바람 따라 우수수 떠나는 잎새들
떨켜마다 전해지는 냉기는
봄부터 지녀온 골목길 외로움에
쓸쓸함 하나를 더해준다
바람 지나간 밤하늘
벽오동 그림자에
하얀 담배 연기가 
꼬무락거린다
* 떨켜 : 낙엽이 질 무렵 잎자루와 가지가 붙은 곳에 생기는 특수한 세포층 (낙엽 떨어져 나간 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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