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그리움
마루 박재성
가을
높아진 하늘을 바라보고
붉어진 산을 바라보고
찬바람 이는 바다를 바라봐도
가슴속 빈자리를 채워 줄 것은 없다
빈자리
그 자리에 네 얼굴이라도 어리면
가을 그리움의 낚싯바늘에 걸린 양
질질 끌려가며 숨을 헐떡거린다
참으려니
그리움의 허공에서
질식해 죽을 것 같은 암연한 두려움
벗어나려니
미늘에 찢기는 뼛속까지 사무치는 아픔
어쩔 수 없이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가을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