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마루 박재성
후드득후드득
굵은 빗방울이 땅을 파고
도랑을 만들고 개울로 내려가
개천으로 강으로 그리고 바다로 간다
후드득후드득
내 그리움은 어디쯤 흘러가고 있을까
이 비 쏟아지는 어디쯤에 너 있을 텐데
나와 같은 추억을 생각하며
우산을 두드리고 가슴을 두드리는
이 비를 맞고 있으려나
그 바다에서는 만나지려나
너와 나의 그리움이
하나의 파도로 일렁이려나
후드득후드득
그 파도가 강을 거슬러
나에게로 너에게로 올 수 있다면
지금쯤
너와 나는
그리움이 아닌
사랑을 나누고 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