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포근한 오후에
마루 박재성
창문으로 넘어오는
햇살의 허리를 끌어안고
나를 놓아주면
공간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작은 입자들에 올라타
햇살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 끝에
나를 기다리는 너의 미소가 있고
그 미소가 좋아
행복한 미소 짓는 내가 있다
언제쯤에 보았던 미소였으려나
생각하려는데
순간 사라지는 미소
다시 잡으려 하면
너의 뒷모습 같은 어둠이
창문으로 기어들어 와
젖은 눈시울 속에
나를 되돌려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