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서
마루 박재성
가을비 추적추적
따라가면
삼거리 그 길
너는 저쪽
나는 이쪽
둘이 똑같이 돌아서서
돌아오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그 길에
나는 돌아와
그날의 아픈 기억 위에 서 있는데
너를 따라갔던 그날의 빗방울은
오늘에 돌아와 내리는데
아래로만 흐르는 흘러간 빗물처럼
너는 돌아올 줄을 모르는 거니
돌아와서 그날의 그 길로
나란히 되돌아갈 수는 없는 거니
너를 볼 수 없는 빗속에서
너의 잔상마저 흐려지는 것은
빗방울 때문이 아니라
내 눈물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