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의 여인
마루 박재성
우산 하나
속 깊은 여인의 눈물을 감추고
제 울음인 양
온몸으로 눈물 뚝뚝 떨구며
뼈아픈 고통의 절규를 토해낸다
가만 귀 기울이면
들썩이는 어깨 위로 흐르는
그리움의 통곡이련만
얇은 천 조각으로 가려진 하늘
그 너머에 뉘 있기에
못 듣는단 말인가
어떤 아픔의 시련이
귀 멀고 눈멀게 하였기에
두고 온 옛사랑이 전하는
눈물 섞은 귀로의 염원을
나 몰라라 하는가
우산 하나
함께 비를 피할 수 있는
그 폭만큼 만의 사랑으로도
만족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