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가을에 마루 박재성 지난가을 나는 갈변하여 시들어가는 잎새였다 네가 사랑해 주고 내가 사랑하고 영원하리라 생각했던 그 사랑의 실체에 변화가 왔을 때 그래도 마지막 희망을 놓지 못하고 가을바람 앞에 나부끼던 그러나 끝내 힘없이 떨어지고 마는 이름도 변해버린 낙엽이 되었고 다시 옛사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을 지난가을 나목과 낙엽의 절절한 그리움에서 배웠다 이 아침 저기 설산을 타고 내려오는 하얀 눈 속에 너에 대한 내 그리움을 묻으러 간다 낙엽이 썩어 밑거름으로 거듭나 봄에 새싹을 틔워 영광을 안 듯 또 한 번의 화끈한 사랑을 위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