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강가에 서서 / 마루 박재성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
이마에 파인 주름살 사이에 기록된
세월의 흔적을
오래된 턴테이블에 올려놓는다
천의 얼굴로
웃고 울고 화내고
만의 사람을 만나며
좋아하고 미워하고 사랑하며
그들 틈새의 내 길을
걷고 넘어지고 달리며 살아온 삶
긴 세월의 강을 거슬러 오르다
가슴 허한 바람 한 줄 지나갈 때
턴테이블을 멈추고
하얀 눈 속에 묻힌 듯한
사라진 기억을 파헤쳐 본다
가슴 설레고 애틋했던
그날의 나를 찾아본다
내 앞에 선
그날의 당신을 바라본다
눈 내리는 강가에
나 홀로 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