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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분류/자연·꽃

[스크랩] 독청버섯

by 마루 박재성 2016. 5. 3.

독청버섯

                             마루 박재성



네가 나를 모를 것이다

내 아재비는 항암효과도 좋다는데

나는 독을 가지고 있단다


청록색 귀두 갓이 황색으로 펼쳐지면

매끈한 줄기만큼이나 먹음직스럽지


여름 햇살 어눌한 곳

바람도 없는 습한 곳에서

죽은 나무의 한을 먹고 자라기에

손가락 세 마디의 키에

설움의 독을 담았단다


가을 낙엽 사이에서

벗은 채 널브러진 나를 보거든

정염(情炎)의 입맛 다시지 말고

이름도 묻지 말고

그냥 가거라



img618.jpg

출처 : 풍경이 있는 시
글쓴이 : 마루 박재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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