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청버섯
마루 박재성
네가 나를 모를 것이다
내 아재비는 항암효과도 좋다는데
나는 독을 가지고 있단다
청록색 귀두 갓이 황색으로 펼쳐지면
매끈한 줄기만큼이나 먹음직스럽지
여름 햇살 어눌한 곳
바람도 없는 습한 곳에서
죽은 나무의 한을 먹고 자라기에
손가락 세 마디의 키에
설움의 독을 담았단다
가을 낙엽 사이에서
벗은 채 널브러진 나를 보거든
정염(情炎)의 입맛 다시지 말고
이름도 묻지 말고
그냥 가거라
출처 : 풍경이 있는 시
글쓴이 : 마루 박재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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