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
山雲 신현복
꽃 모종하며 물주며
가볍게 밟아주던 이쁜 발이지요
거실의 소음들도
책상 위 인형들도 어서 어서 잠들 시간
보들보들한 이불의 발 밑 촉감이
하염없이 쏟아지는 졸음과의 불화를 일으킵니다
이불 촉감이 좋아 죽겠다는 발바닥과
졸음 사이의 갈등
눈을 떠 졸음을 외면합니다
내일 새벽 뾰족한 형태의 알람 소리도
출근버스 안 말랑말랑한 졸음도
지금은 안중에도 없어야 하는
안스러운 발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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