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정 그곳에는
재서엉이
구절초 고개 들고 우러르는 하늘 아래
맑은 물에 제 모습 시샘하던 잠자리도
천백 고지에서 내려오는 단풍도
고즈넉이 앉아 풍월 읍조리던 심원정
누각에 들어오는 산 그림자가
살포시 햇살 밀어내는 시간
가을 고기잡이에 파래진 어린 입술은
햇살 쫓아서 슬금슬금 뒷걸음질
농익은 벼 알갱이 촘촘히 껴안고
무게에 고개 숙이고 햇살 무게 더하며
부는 바람에 살 부딪는 소리 들리는 곳
아하
함양 땅 그곳에도 가을은 익어가고
고향의 향수 한 조각이
가을 산을 넘어 창문을 두드린다
심원정....경남 함양 안의면에 있는 정자
출처 : 풍경이 있는 시
글쓴이 : 재서엉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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