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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시/재서엉이 2

[스크랩] 여름 개울가 추억

by 마루 박재성 2016. 5. 5.

버들치 개여울에
물방귀 퐁퐁 되면
내게도 여름은 찾아온다


족대에 양동이 메고
속바지 다 젖어도
벌어진 입 다물지 못하고

 

중천의 햇살은

물 위에 그림자 만들고

물속의 불청객은 수풀을 걷어찬다

낮잠을 즐기던

미꾸라지 물방개 피라미 메기

놀란 가슴 안고 그물 안으로

양동이 가득 기쁨 가득

 

젖은 옷 풀섶에 널고

시퍼런 입술은

부들부들

쪼그라든 고추는

햇볕 아래 노란 치자 물을

쪼르륵 쪼르륵

 

출처 : 풍경이 있는 시
글쓴이 : 재서엉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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