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치 개여울에
물방귀 퐁퐁 되면
내게도 여름은 찾아온다
족대에 양동이 메고
속바지 다 젖어도
벌어진 입 다물지 못하고
중천의 햇살은
물 위에 그림자 만들고
물속의 불청객은 수풀을 걷어찬다
낮잠을 즐기던
미꾸라지 물방개 피라미 메기
놀란 가슴 안고 그물 안으로
양동이 가득 기쁨 가득
젖은 옷 풀섶에 널고
시퍼런 입술은
부들부들
쪼그라든 고추는
햇볕 아래 노란 치자 물을
쪼르륵 쪼르륵
출처 : 풍경이 있는 시
글쓴이 : 재서엉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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