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추폭포
마루 박재성
하루가 무색하다
백팔번뇌를 떨쳐야 하건만
하루의 미혹(迷惑)에 빠져
마지막 날 무명(無明)의 번뇌를
떨치지 못하고
용으로 거듭나려는 이무기
꼬리를 흔들며 하늘을 날려 하니
하늘길 막혀
제 목숨 서대기 못으로 떨구는지라
오호통재라
하루
마지막 번뇌를 떨치는 날
기백산 내려온 지우천 용추(龍湫)에서
함양의 용으로 승천하려 하였건만
비통한 용트림이
용추폭포에 담겨
밤낮으로 울부짖는다
* 무명(無明) : 어리석음, 미혹(迷惑), 치(癡)....108번뇌중 하나
* 미혹(迷惑) : 무엇에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함 또는
정신이 헷갈리어 갈팡질팡 헤맴
* 용추(龍湫) : 폭포수가 떨어지는 지점에 깊게 패어 있는 웅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