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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그섬에 가고싶다

by 마루 박재성 2016. 5. 25.

그섬에 가고싶다 (굴업도) / 왕상욱 붐볐던 백사장 발자국소리도 동면에 들고 모두가 떠나버린 외로운 섬에 이따금 정적을 깨는 파도소리와 부서지는 하얀 포말은 한폭의 수채화를 그리며 겨울섬은 스스로 즐기는 낭만가객이 되어있다 그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개머리 언덕 푸른 초원의 수크령 물결은 노쇠하고 수수깡되어버린 몸둥아리로 노을빛에 온몸을 맡긴 채 묵상에 들고 있다 겨울섬은 갓 출가시킨 어미마냥 해질무렵이면 텅빈 나루터에 나와 오지않을 손님의 발자국소리를 오감으로 맞이하며 별들이 눈뜰때까지 기다림의 망부석이 되어있다 곱게 단장한 백사장의 옷매무새 물빛에 숨기고 외로운 겨울섬은 고독을 즐긴다 물안개 가물가물 피어오르면 너에게 가련다 봄볕에 물오른 수크령 잎새 기지개 켤 때쯤 파아란 초원에서 한가로이 노닐던 야생 사슴 눈빛 그리워 환상의 섬 낭만의 섬 그 섬(굴업도)에 가고싶다

출처 : 자연과 동행
글쓴이 : 우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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