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앞서가는 사람의 머릿내가
향수를 자극한다
시냇가 수풀 사이에 족대를 걸쳐두고
수풀을 발로 밟아 물고기 몰아내어
그물 가득 날뛰는
버들피리, 미꾸라지, 송사리, 메기
양동이 가득 채워진 물고기가
가을 하늘을 따 먹듯이
물 밖으로 주둥아리를 뻐끔 된다
어른들은 동전 몇 개를 주며
양동이를 받아들고
다리 밑 그늘에서
화투 치는 패거리에게로 다가가고
장작을 모아 불을 붙인다
하얀 연기가
멀리 뭉게구름 앞으로 사라지고
술잔을 부딪친다
비릿한 머릿내가
그날의 소주 안주로 죽은
물고기를 닮았다
출처 : 풍경이 있는 시
글쓴이 : 재서엉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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