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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운주사

by 마루 박재성 2016. 9. 25.





운주사 골짜기

                        

                                                  문정희


화순 땅 운주사 골짜기에는

돌마다 모두 피가 돌아서

긴긴 해 머리에 이고 웃고 섰더라

하룻밤에 천 불 천 탑을 세우면

극락이 이루어진다는 서원에 따라

밤새도록 돌들이 일어섰는데

그래도 천 불 천 탑이 안 돼

해남 목포 보성 돌까지

우뚝우뚝 걸어와 미륵불로 섰는데

! 불사

새벽에 이미 첫닭이 울었다고

누군가 거짓말을 해 버려

모두들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

그래서 지금도 운주사 골짜기에는

뒹구느니 서원이오

채이느니 미륵들 .

가득히 가득히 기다리고 서 있더라.

하여간 무언가를 기다리고 서 있더라.


출처 : 보고네 사진뜨락
글쓴이 : 보고아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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