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의 쇼윈도 안에는
작렬하는 뜨거움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차도의 차량만을 응시하는
움직임 잃은 몸짓이
넋두리할 생각마저 잊었다
불 꺼진 네온사인만 지키는 거리
여름의 더위는 기승을 부리고
밀려오는 짜증은 증폭되고
멈출 수 없는 현기증은
땡볕 아래서 낮술에 취한 듯
갈지자로 간다
누군가 던진 미소에 맞아 쓰러진 자존심마저
풀어헤친 넥타이처럼 축축 늘어지고
발걸음에 차이는 늘어진 오후의 하품마저
권태감에 찌든 이마 위 주름에 앉아있는
다 빠져나간 도로의 한산함
공원에 울리던 아이들 목소리의 실종
맴맴 되는 말매미의 절규만이 절절한
참,
맥 빠지는 텅빈 도시의 휴가이다
출처 : 풍경이 있는 시
글쓴이 : 재서엉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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