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분류/그리움766 무인도 무인도 마루 박재성 그저 바라보았다 넋을 놓고 사람이 살지 않지만 확인하려 고도 않지만 오지도 가지도 않지만 그곳에 홀로 존재하기에 그저 바라볼 수 있기에 너를 바라보듯이 2024. 6. 22. 뻐꾸기가 날아간 이유 뻐꾸기가 날아간 이유 마루 박재성 뻐꾸기가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고 날아간 이유는 알겠다만 봄이 뜨겁게 익어가는 날 눈물로 내 가슴을 달래야 하는 이유는 모르겠다 뻐꾸기는 제 새끼가 잘 있는지 그 둥지 위를 지나다닌다는데 눈물에 내 가슴을 놓고 간 그 사람은 멀리서나마 내 생각만이라도 하는 것인지 뻐꾸기처럼 그 사람도 철 따라 날아다니며 새로운 짝을 찾고 있는 것인지 한 둥지에서 들리는 저 두 마리의 서로 다른 지저귐이 내 이별의 전주곡이었던 양 가슴을 후빈다 2024. 6. 18. 불 꺼진 등대 불 꺼진 등대 마루 박재성 망망대해 오로지 바닷물만 보이고 뱃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만 철썩이는 곳에서 별빛만이 벗이려나 그래도 바다 위 이정표 불빛 하나 반짝이면 보고 싶은 얼굴 만남의 순간들을 떠올리며 뭍으로 난 바닷길을 찾는다 내 가슴속 그리움의 바다엔 반짝이는 별빛마저 불 꺼진 등대마저 없다 오로지 그리움의 파도만이 철썩철썩 돛 없는 쪽배의 앙가슴을 때릴 뿐이다 2024. 6. 15. 바다에 올라 바다에 올라 마루 박재성 가슴으로 부는 바람에 떠밀려 끼룩끼룩 갈매기 소리에 이끌려 하늘 품은 바다에 오르면 저 멀리 잔잔한 수평선 그 위에 점 하나로 나타나 불쑥 내게로 올 것 같은 사람인데 노 저어 다가가 보지만 뱃전에서 소리쳐 불러보지만 흘러가는 구름처럼 돌아앉은 사람 그리움으로 간절한 마음 눈물방울에 담아 떨궈보지만 깊은 너울 속으로 삼켜버리는 사람 끝내 하늘같이 넓은 바다같이 깊은 가슴 바람구멍에 그리움의 눈물을 채워오는 여정 2024. 6. 9. 한밤에 한밤에 마루 박재성 햇살의 눈 부심보다 새벽이슬의 영롱함보다 우리의 눈빛이 더 반짝였고 별빛의 속삭임보다 새들의 노랫소리보다 우리의 밀어가 더 감미로웠고 활화산에서 치솟는 용암보다 청개구리의 높이뛰기보다 우리의 가슴은 더 뛰었던 순간들 순수하리라 뜨거우리라 영원하리라 믿었는데 반짝임 없는 어둠 속으로만 찾아들어 부르지 못하는 너의 이름에 가슴 치며 부드러운 너의 손길을 목마름 하는 지금 끝내 바라지 않았던 그리움을 낳은 이별의 산통 같은 후회의 몸살을 앓고 있다 2024. 6. 8. 어둠 속에서 어둠 속에서 마루 박재성 꽃은 한 계절을 넘지 못한다더니 꽃 떨어지듯 네 마음도 그리 멀어진 것이니 모든 것을 주고 영원하기를 바랐던 나는 어찌하라고 긴 밤 어둠의 무게로 찾아온 정적 속에 외로움을 동반한 그리움이 너를 못 잊어 술을 부르고 알코올이 휘발된 눈물의 강에는 나의 절규를 뒤로 한 돛단배 하나 긴 그림자를 남기며 흔들흔들 떠내려간다 2024. 6. 6.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