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분류/그리움766 바람은 바람은 마루 박재성 청보리밭을 물결치는 봄바람은 수줍은 설렘으로 다가와 풋풋한 가슴을 흔들고는 작은 불씨 하나 지펴 놓았지 검푸른 바다를 건너온 여름 바람은 뜨거운 네 마음을 데려와 불붙은 내 가슴에 안기고는 온 여름을 활활 태워 놓았지 갈대꽃 흔들어 날리는 가을바람은 이별의 눈물로 다가와 그리움의 강으로 흘러가며 가슴에 까만 재만 남겨 놓았지 그리고 하얀 눈 내리면 네 가슴의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너를 찾아 헤매는 발자국을 하얀 눈밭에서 지워 버리지 2024. 9. 4. 아직도 아직도 마루 박재성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바뀌고 나를 떠나간 네 마음도 시간이 흐르면 계절이 바뀌듯 바뀌리라 다시 돌아오리라 믿는데 잎새가 제 색을 바꾸며 떠나도 뿌리로 남은 나의 그리움은 항상 너인데 상록수를 꿈꾸며 수없이 바뀌는 애증의 쳇바퀴 속에서도 수시로 흐르는 그리움의 눈물 때문에 너를 잊지 못하는데 아직도 너를 사랑하고 있는데 2024. 9. 3. 가라 가라 마루 박재성 스산한 바람이 몽실한 갈대꽃을 한 움큼 쥐고 강물 위 윤슬을 거스르면 네가 남긴 솜털처럼 포근하고 반짝임처럼 빛났던 추억들 가라 저 바람 따라 네가 떠났던 곳을 지나 네가 있는 곳으로 가서 그곳에 머물러라 더는 그리움으로 풀어놓지 못하도록 2024. 8. 31. 이별 후에는 이별 후에는 마루 박재성 햇살이 머물다 간 자리에는 따스함이 남았고 바람이 스치고 간 자리에는 부드러움이 남았는데 네가 떠나간 자리에는 가슴 짜내는 눈물이 남았다 그 눈물로 밑 빠진 독을 채워야만 하는 그리움의 숙명 같은 2024. 8. 27. 꽃 비명 꽃 비명 마루 박재성 바람에 꽃송이 흔들리면 안타깝게 지켜봅니다 금방이라도 바람에 툭 떨어질까 봐 조마조마 가슴 졸입니다 앞서 떨어진 꽃송이가 처절하게 나뒹굴고 있습니다 내 가슴도 바람을 따라 처절하게 그렇습니다 가만 몸으로 바람을 막아봅니다 방금 몸을 옮긴 쪽에서 꽃 비명이 들려옵니다 그 원망 앞에서 내 가슴이 비명을 지릅니다 나 때문에 헤어진 그 사람의 원망이 저러할까요 내가 지키지 못한 그 사람의 비명이 이리 아플까요 2024. 8. 23. 어둠 속에서 어둠 속에서 마루 박재성 불빛을 삼킨 어둠 속에서 그림자마저 걷어낸 채 홀로 앉아 숨을 깊이 들이켜고는 실내의 둔탁한 내음을 걷어내고 낮 동안 흘린 땀 내음을 걷어내고 내가 뿌린 향수의 향을 걷어내면 가만 떠오르는 향 그리운 향 너 가만 손을 내밀면 그때처럼 잡아줄 것 같아 허공으로 손을 뻗으면 잡히지 않는 네 손 그 허전한 빈손에 올라앉은 싸늘한 그리움 하나 시간마저 삼킨 어둠 속에서 그 그리움의 그림자가 어둠을 삼켜버린다 2024. 8. 20. 이전 1 2 3 4 5 6 7 8 ··· 1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