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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분류/그리움767

그 카페 그 카페 마루 박재성 밝은 가로등 때문에 별빛도 보이지 않고 어지러운 간판들 때문에 방향도 모르겠고 떠드는 행인들 때문에 어디인지도 모르지만 무거운 발걸음은 이리저리 생각 없이 걷고 있다 그러나 능숙하게 도로를 건너고 골목을 돌아 계단을 오르고 문을 열고 어느 자리에 멈추어 서서 한잔의 차를 받아 들고는 그리움을 깔고 앉는다 그 사람과 함께 했던 그 카페 그 자리에서 2024. 2. 5.
너와의 나날들을 너와의 나날들을 마루 박재성 나뭇잎 떨군 자리 찬바람 눈보라에도 굳은살 박인 듯 감각이 없고 떨구어진 나뭇잎 돌 틈 살얼음 속에 반쯤 걸려 찬바람에 흔들리며 사각사각 제 살 찢기어가니 벌써 잊었단 말인가 잊혔단 말인가 그 여름의 아름답던 동행을 나는 잊을까 봐 두렵고 잊힐까 봐 겁이 나서 나 홀로 너와의 나날들을 곱씹고 있는데 2024. 2. 4.
지나가는 바람처럼 지나가는 바람처럼 마루 박재성 바람 한 줄 지나가면 사랑입니다 또 바람 한 줄 지나가면 그리움입니다 또 바람 한 줄 지나가면 망각입니다 또 바람 한 줄 지나가면 일상입니다 그렇게 바람은 지나갑니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2024. 1. 25.
너를 보낼 때는 너를 보낼 때는 마루 박재성 그렁그렁 맺힌 눈물 한 바가지 쏟아내고 한 세월 태양 보며 미친 듯 웃다 보면 다른 사람에게 마음 갈 줄 알았다 술 한 잔에 밤하늘 밝힌 가로등 등지고 서서 먼 하늘 별빛 바라며 네 이름 부를 일 없을 줄 알았다 누구에게도 마음 못 주고 한 잔 술에 눈물지을 줄 그때는 왜 몰랐을까 그때는 왜 안 잡았을까 너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렇게 후회할 줄 정말 몰랐다 2024. 1. 20.
그래도 너를 그래도 너를 마루 박재성 봄 햇살 포근한 날 은빛 날개를 가진 하얀 천사로 다가온 너 너의 날갯짓에 눈멀고 귀 먼 채 천상의 행복 가득 안은 듯 일 년을 하루 같이 보냈는데 몇 날이나 보냈을까 찬바람 매서운 날 검은 외투를 걸치고 지옥의 검은 재를 뿌리듯 안녕이란 한 마디로 땅속 지옥 불에 나를 던지고는 총총히 사라진 너 하루를 일 년 같이 보내는데 몇 억겁이런가 돌이킬 수 없는 검은 이별이 낳은 하얀 기다림이 그리움 속에서 숨을 헐떡인다 2024. 1. 15.
겨울 여행 겨울 여행 마루 박재성 펑펑 내리는 눈이 녹아내리면 눈물이런가 겨울 너도 그리움을 안은 게니 지난 추억 속에서 건진 그 사람에 대한 그리움 안고 밤새 눈물지었는데 인제 그만 울련다 부질없는 그리움으로 긴 밤 청승 떨지 않으련다 마음 다잡고 그리움 떨치려고 떠나는 여행 하얀 눈을 밟으며 걷는 길 그 길 위로 그 사람의 뒷모습을 따라 걷고 있다 2024. 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