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마루 박재성
불빛을 삼킨 어둠 속에서
그림자마저 걷어낸 채 홀로 앉아
숨을 깊이 들이켜고는
실내의 둔탁한 내음을 걷어내고
낮 동안 흘린 땀 내음을 걷어내고
내가 뿌린 향수의 향을 걷어내면
가만 떠오르는 향
그리운 향
너
가만 손을 내밀면
그때처럼 잡아줄 것 같아
허공으로 손을 뻗으면
잡히지 않는 네 손
그 허전한 빈손에 올라앉은
싸늘한 그리움 하나
시간마저 삼킨 어둠 속에서
그 그리움의 그림자가
어둠을 삼켜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