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목련꽃
마루 박재성
하얀 목련
달빛에 섧게 울어 목이라도 꺾인 듯
은빛 토하는 꽃망울이 활짝 열리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것은
하겨울 그 추위에
눈이라도 깜빡이면
눈썹 사이로 펑펑 쏟아져 나올 만큼
하얀 눈은 가슴에 가득 담았으니
미처 잊히지 못하여
연둣빛 그 담백한 빛깔에 베어
붉은 핏빛 되어 남은 상처로
찾아오는 봄날을 미워하며
눈물로 보낼까 봐 두려워서
목련꽃 한 송이
하얀 각혈로 그려낼 그 사람을
하얀 가슴에 고이 묻고 가려 함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