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너를
마루 박재성
봄 햇살 포근한 날
은빛 날개를 가진
하얀 천사로 다가온 너
너의 날갯짓에
눈멀고 귀 먼 채
천상의 행복 가득 안은 듯
일 년을 하루 같이 보냈는데
몇 날이나 보냈을까
찬바람 매서운 날
검은 외투를 걸치고
지옥의 검은 재를 뿌리듯
안녕이란 한 마디로
땅속 지옥 불에 나를 던지고는
총총히 사라진 너
하루를 일 년 같이 보내는데
몇 억겁이런가
돌이킬 수 없는 검은 이별이 낳은
하얀 기다림이
그리움 속에서 숨을 헐떡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