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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분류/사랑

[스크랩] 그녀와 함께 온 첫눈

by 마루 박재성 2016. 5. 6.
 
 
그녀와 함께 온 첫눈
                재서엉이 / 박재성 
붉은 단풍이 초라하게 탈색되어
도로 위에 나뒹굴 때쯤엔
으레 눈이 내리곤 한다
첫눈이
티브이의 일기예보는
첫눈의 예측이 자주 틀리지만
그래도 기대를 안고
휴대전화기 1번을 길게 누른다
두 개의 기다림을 가지고
산골 카페의 불 켜진 창가에 앉아
단풍이 밤으로 숨는 것을 지켜본다
모퉁이 돌아오는 
눈에 익은 헤드라이트 불빛
그 불빛 안에서
낙엽처럼 가벼운 흔들림이
나풀거린다
분명
흰빛을 반사하며
어두운 공간을 유영하는 존재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기다림의 종결은
만남이기에
그녀를
첫눈을
산중 불빛 아래서 맞는다
출처 : 풍경이 있는 시
글쓴이 : 재서엉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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