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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분류/추억.친구

[스크랩] 쉬이 붙는 불은 쉬이 꺼지더이다

by 마루 박재성 2016. 5. 6.

쉬이 붙는 불은 쉬이 꺼지더이다 재서엉이 / 박재성 늦은 가을 산의 갈비 주워 아궁이 터진 입으로 한 움큼 던져주고는 화약 냄새 고약하지만 황갈색 머리 비벼 성냥불 하나 툭 던져주면 푸르름 퇴색한 솔잎의 갈색이 하얀 그리움 한 움큼 내 뿜으며 투다다다닥 건반을 두드린다 순간 여덟 박자 분산함 속에 붉은 오렌지빛 불꽃 아래서 검은 재로 변하는 갈비 위로 잔가지를 던지면 마른 잔가지 제 몸 태우며 틱틱틱 전주곡 들어간다 굵은 장작을 나르는 반 박자 느긋해진 손놀림은 장작을 엇갈려 넣어주고는 활활 쉼표에 숨 한 번 쉰다 이제는 두 박자의 느긋한 마음으로 불꽃 사랑을 즐긴다 구수한 밥 내음 날 때까지 * 갈비 : 떨어진 솔잎이 탈색되어 갈색으로 마른 것, 불이 잘 붙고 화력이 좋아 첫 불로 사용.

 

출처 : 풍경이 있는 시
글쓴이 : 재서엉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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